비건, 광주광역시, 기후위기 이 세 낱말 중 하나에만 관심 있어도 참여할 수 있는 ‘광주VV여행’ 프로그램을 2025년 내놨습니다. 광주 고려인 마을에서 고려인 주민이 요리강사로 당근, 양배추, 토마토 등 온갖 채소로 담근 김치를 선보입니다. 비건과 다른 의제들을 교차해 탐색합니다. 광주VV여행을 2025년에만 열네 번 했어요. 활동비가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바뀌는 걸 보니까 못 놓겠어요. 제일반점이란 60년 된 중국집이 있어요. 사장님이 할아버지인데 제가 비건새우 가져오면 그걸로 깐풍기 해주실 수 있냐고 물었더니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3년째 팔고 계세요. 힘들 때, 많죠. 제가 광주비건탐식단을 너무 사랑하는 거, 그게 문제예요.”
이날 ‘한옥커즈’의 활동가 코난(활동명)과 에티오피아에서 온 베레켓 알레마예후씨가 준비한 에티오피아 커피를 마시며 난민이 주체가 된 스토리텔링에 대해 듣고,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누르(빛·활동명)와 함께 팔레스타인에 도래할 미래를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6명이 그린 그림 속에서 올리브나무가 자라고,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그러다 지쳐 의자에 널브러졌는데, 옆에 ‘넓적한물살이’ 활동가 나해민(35)씨가 앉아 있습니다. 해민씨는 어릴 때 인천에서 6년을 살았습니다.
“생명을 두고 ‘신선한 횟감’ 이렇게 표현하는 게 어릴 때 충격이었어요. 동물을 구조하는 일을 꿈꿨어요. 2019년 반려 강아지 ‘아이’와 ‘서리’를 키웠어요. 개가 돼지, 고양이, 오소리, 돌고래, 상괭이… 이렇게 확장됐어요.” 넓적한물살이는 2025년 5월 바다의 날에 물살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를 꾸렸습니다. “아이들이 손으로 물살이를 잡고 부모들이 박수 치는, 그런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는 축제들은 없어져야 해요.”
한우를 인터넷에 치면 지역 이름만 바꾼 비슷한 ‘축제’가 주르륵 나옵니다. 돼지, 산천어, 빙어, 송어…, 죽는 생물만 바뀌는 ‘축제’들이 우르르 이어집니다. 해민씨의 바람은 허망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