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소셜디자이너 | 변수빈 디프다제주 @제주
『소셜디자이너 인터뷰 시리즈』는 자신이 발 딛고 선 지역에서, ‘먹고사는 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공익 활동이나 창업이라는 익숙한 틀을 넘어,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결해온 새로운 시민들. 희망제작소는 이들을 ‘소셜디자이너’로 호명합니다. 우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묻고 싶습니다. 작은 실천이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바꾸고, 그 변화가 다시 지역을 움직이는 힘이 되는지. 인터뷰 시리즈가 또 다른 누군가의 상상과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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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오면 돼요, 쓰레기는 내일도 있으니까요"
변수빈 디프다제주 @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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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오셨네요. 조심하시고요, 쓰레기 줍기 시작하겠습니다."
변수빈 대표의 안내는 이게 전부입니다. 참여자들은 말없이 쓰레기를 줍습니다. 한 시간이 지났을까, "세어 주세요"라는 말에 모아진 쓰레기 개수와 무게를 잽니다. 인증 사진을 한 장 찍고, "안녕히 가세요" 외치며 헤어집니다. 이 활동의 이름은 ‘봉그깅’, ‘줍다’를 뜻하는 제주 말 ‘봉그다’에,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합친 말입니다.
디프다제주는 이틀에 한 번꼴로 바다에 나갑니다. 그런데도 쓰레기는 여전히 매년 같은 자리에 같은 양이 남아 있습니다. 변수빈 대표는 줍기만으로는 바다를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민이 대안을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제주 지역 안의 각 주체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확인하고, 서로의 기대와 조건을 이해하도록 연결합니다. 제주에 발 딛고 사는 모든 이가 각자의 방식으로 바다를 지키는 사람이 되는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혼자 더 많이 줍는 대신, 더 많은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이 문제를 풀 수 있게 만드는 것. 변수빈 대표가 지난 9년 동안 제주 바다에서 해온 일은 어쩌면 여기에 가깝습니다. 시민과 환경단체, 기업, 기관 사이를 잇는 소셜디자이너, 디프다제주 변수빈 대표를 디프다제주 센터에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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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용담로에 위치한 디프다제주 센터에서 만난 변수빈 대표 ⓒ희망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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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년 전 바다에서 놀던 친구들 모임이 어떻게 쓰레기를 줍는 모임이 됐어요?
= ‘플로깅’이라는 단어도 생소했던 2018년, 바다를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모이는 활동이었어요.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가 눈에 보이니 줍기 시작한 거죠. 처음에는 하루에 3시간씩 줍고, 다음 날은 몸져눕는 거예요. ‘이럴 거면 매일 1시간씩 줍는 게 낫겠다’, ‘열 명이 같이 줍는다면 혼자 1시간 걸릴 일을 10분 안에 끝내겠다’ 싶었어요. 그럼 사람을 모아야겠다, 어떻게 모으지, 모으려면 어떤 프로그램을 짜야 관심을 가질까로 이어진 거죠. 프로그램을 꾸리는 데 드는 돈은 처음부터 지원사업으로 마련했어요. 이 일을 업으로 삼기 전에 행사 기획 일을 했었는데, 그때 자본금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프로젝트도 이어지기 어렵다는 걸 알았거든요. 활동 첫해에는 "밥은 우리 돈으로 사 먹지 말자"라는 목표로 시작했죠(웃음).
- 사회 문제 해결을 목표로 활동 계기가 있었어요?
= 코로나를 지나면서 사람들 생각도, 사회 관심도 많이 바뀌었어요. 저희도 즐겁고 가벼운 모임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쪽으로 가게 됐고요. 마침 2020년에 SBS 물환경대상(시민사회 부문 상)을 받았어요. 그동안 수상자가 전부 하천, 호수 같은 민물 활동이었고 저희 같은 바다, 즉 '짠물' 활동으로는 처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코로나로 활동을 많이 못 하던 때라 받을 근본이 되나 싶었어요. 그래도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주셨다고 생각해서, 노는 것만 하지 말고 목표를 가지고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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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를 좋아하던 변수빈 대표는 친구들과 놀던 바다에서 쓰레기를 만나기 시작했다. ⓒ디프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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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년 전 바다에서 놀던 친구들 모임이, 어떻게 쓰레기를 줍는 모임이 됐어요?
= ‘플로깅’이라는 단어도 생소했던 2018년, 바다를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모이는 활동이었어요.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가 눈에 보이니 줍기 시작한 거죠. 처음에는 하루에 3시간씩 줍고, 다음 날은 몸져눕는 거예요. ‘이럴 거면 매일 1시간씩 줍는 게 낫겠다’, ‘열 명이 같이 줍는다면 혼자 1시간 걸릴 일을 10분 안에 끝내겠다’ 싶었어요. 그럼 사람을 모아야겠다, 어떻게 모으지, 모으려면 어떤 프로그램을 짜야 관심을 가질까로 이어진 거죠. 프로그램을 꾸리는 데 드는 돈은 처음부터 지원사업으로 마련했어요. 이 일을 업으로 삼기 전에 행사 기획 일을 했었는데, 그때 자본금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프로젝트도 이어지기 어렵다는 걸 알았거든요. 활동 첫해에는 "밥은 우리 돈으로 사 먹지 말자"라는 목표로 시작했죠(웃음).
- 사회 문제 해결을 목표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 코로나를 지나면서 사람들 생각도, 사회 관심도 많이 바뀌었어요. 저희도 즐겁고 가벼운 모임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쪽으로 가게 됐고요. 마침 2020년에 SBS 물환경대상(시민사회 부문 상)을 받았어요. 그동안 수상자가 전부 하천, 호수 같은 민물 활동이었고 저희 같은 바다, 즉 '짠물' 활동으로는 처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코로나로 활동을 많이 못 하던 때라 받을 근본이 되나 싶었어요. 그래도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주셨다고 생각해서, 노는 것만 하지 말고 목표를 가지고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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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째 줍는 동안 쓰레기양은 줄었나요?
= 차이가 없어요. 많아지면 많아졌지요. 코로나 이후로 플로깅 단체도 많아졌고, 도 차원에서도 ‘바다환경지킴이’라고 해서 해양쓰레기를 관리하는 인력을 고용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여전히 매년 같은 장소, 같은 양의 쓰레기가 쌓여 있죠. 해양쓰레기의 70~80% 상당 부분은 인접 국가에서 해류를 타고 떠내려온 쓰레기예요. 또, 제주의 하천은 평소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형태가 많아요. 비가 오면 그 하천에 무단 투기된 쓰레기가 쓸려 내려와 바다에 쌓이는 거죠. 주워도 주워도 끝이 안 나는 진 싸움이에요. 지는 걸 알고 가져가는 싸움이죠. 그러니까 줍는 걸로는 끝나지 않고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해요. 사람들은 계속 소비할 텐데, 소비를 안 하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 결국 소비를 어떻게 바꾸느냐의 이야기네요.
= 그걸 개인한테 맡기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도 옛날에는 개인한테 "너 왜 페트병 써" 했어요. 근데 엄마한테 미세플라스틱 나오니까 쓰지 말라고 해도 안 바뀌더라고요(웃음). 40~50년 그렇게 사신 분이니까요. 저조차 어쩔 수 없이 쓸 때가 있는데 남을 바꾸기 쉽지 않죠. 제가 길 가다 목이 말라 편의점에 가면 페트병 말고는 선택권이 없어요. 돈 낼 용의가 있어도 유리병 물은 고를 수가 없죠. 그래서 개인이 줄이는 노력도 의미 있지만, 그전에 기업과 정부가 선택지를 제공해야 해요. 그 선택지를 요구하는 건 결국 시민이니까, 시민들이 이 문제를 먼저 알아야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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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해안가에 쌓인 해양쓰레기. 주워도 주워도 매년 비슷한 양이 쌓인다. ⓒ디프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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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이 ‘봉그깅’ 프로그램에 무엇을 얻어 갔으면 하나요?
= 바다에서 물놀이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바다에 가 본 적도, 놀아 본 적도 별로 없고, 가도 쳐다보거나 발 담그는 정도예요. 그러면 바다가 내 일상과 먼 곳이 되고, 바다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도 몰라요. 그러니 바다 문제에 공감하기 어렵고, 정책에서도 우선순위로 밀려나요. 그래서 쓰레기를 직접 만나 보고 알고만 가셔도 된다고 생각해요. 알다 보면 결국 보이게 되거든요.
억지로 오게 하진 않아요. 신청받을 때도 많이 묻지 않고, 현장에서는 몇 명 오셨는지만 확인해요. 안 오셔도 찾지 않고, 봉사 시간도 없죠. 본인이 "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와야 열심히 하고 가져가는 것도 많거든요. 원치 않는 네트워킹도 만들지 않고요. 다만 바다를 직접 경험할 계기는 만들어요. 프리다이빙 교육비를 지원하는 것도 그래서예요. 바닷속을 계속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애정이 생기고, 애정이 생기면 아끼는 행동을 하게 돼요. 저도 바다를 너무 좋아해서 이 활동을 시작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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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과 함께 바다에서 쓰레기를 줍는 봉그깅 활동 ⓒ디프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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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단체, 시민, 행정 사이에서 디프다제주는 어떤 자리에 서 있어요?
= 환경단체와 일반 시민은 간격이 꽤 멀어요. 대화를 하면 단어부터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는 원래 일반 시민에서 시작했고, 환경 지식은 조금 있지만 운동가만큼 강하게 활동하지는 않아요. 팀원들 대부분 본업이 있어서 운동가분들처럼 될 수 없었고, 입장도 다 달랐어요. 근데 처지가 다르다고 잘못된 건 아니에요. 모두가 같이 가야 하는 문제인데 "너 고쳐야 돼" 하기엔 각자 삶이 다르니까, 강요하지 않는 자리를 가져가게 됐어요.
기관과 활동가 사이에서도 그래요. 해양쓰레기 관련해서 활동가분들과 공무원분들 의견이 계속 어긋나서, 같이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한 적이 있어요. 그 자리에서 공무원분들이 활동가분들 처지를 이해 못 하는 것 같아서 "지금 얼마큼 이해하셨어요?" 하고 물었어요. "이 단어가 무슨 말인지 아세요?"부터 짚어야 했어요. 활동가와 공무원의 언어가 서로 다른 거죠. 그래서 활동가분들 말은 공무원분들이 이해할 수 있게, 공무원분들 사정은 활동가분들이 헤아리게 옮기는 역할을 했어요. 시민, 활동가, 기관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아서 서로의 말을 이어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 쓰레기를 세고 기록하고 있죠.
= 1년에 활동을 많이 하는 만큼 얼마나 주웠는지 저희도 알고 싶었어요. 1시간 동안 모은 페트병을 각자 정리하는 것보다 같이 모아서 개수를 세보면, 참여자분들이 이 정도로 많을 줄 몰랐다고 하세요. 숫자가 주는 임팩트가 있잖아요. "바다에 쓰레기가 많습니다"와 “200kg의 부표가 어떤 해안가에서 지속적으로 발견된다”의 체감이 다르거든요. 결국 시민의 언어를 제도의 언어로 바꾸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데이터가 쌓이면 정책 제안을 할 때도 설득력이 생기죠. 저희가 해양쓰레기 중에서 유의해서 보는 항목이 의료폐기물이에요. 1년에 약 160회, 이틀에 한 번꼴로 활동하는데 의료폐기물은 거의 매번 나와요. 정부 데이터에도 의료폐기물 중 주사기는 있는데, 저희가 현장에서 확인하는 양보다는 적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직접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화학 약품이라 적은 양으로도 해양에 주는 피해가 큰 만큼, 이런 부분을 저희가 쌓은 데이터를 근거로 제안할 수 있죠.
- 쓰레기를 주운 다음도 고민하셨다고요.
= 제주에서 쓰레기 버릴 때 쓰는 빨간 마대가 얇은 중국산 플라스틱이에요. 여름엔 3일이면 삭아서 다 흩어져 버리는데, 활동 초반엔 주워서 내놓아도 폐기물 업체에서 일주일 넘게 안 가져가기도 했어요. 힘들게 주워 놨는데 쓰레기가 헤쳐져서 다시 바다로 나가는 걸 보면 허탈했죠. 그래서 이 마대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처음엔 다회용을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쓰레기처리장에서 처리 과정을 확인했는데, 마대를 찢어서 내용물을 재활용하더라고요. 그럼 다회용은 안 되는 거예요. 그럼 일회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단단한 재질이면서, 이왕이면 리사이클링으로 제작하고 싶어 찾아봤죠. 그러다 현수막을 발견했어요. 단단하고, 이미 한 번 쓴 거라 재활용이잖아요. 이걸로 마대를 만들 수 있겠다 싶어서 지원사업을 받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했어요. 만들고 보니 저희만 쓰기엔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단체들에도 나눠드렸고, 다들 쓰기 시작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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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현수막으로 마대를 제작하는 디프다제주 작업장 ⓒ희망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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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다 하기 어려운 일은 어떻게 풀었나요?
= 저희가 제안하면 저희 예산으로는 못 하는, 돈이 많이 드는 일을 기업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어요. 또 저희가 못 하는 일은 기관에 맡기기도 하죠. 해양쓰레기 다크투어가 그런 경우예요. 시민분들과 플로깅을 하다 보면 수거한 쓰레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많이 물어보세요. 시민들이 직접 주운 쓰레기가 어디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볼 수 있는, 관광만이 아닌 해양쓰레기 다크투어가 제주에도 있었으면 했어요. 당시엔 코로나가 터져서 영상으로 대신했죠. 직접 사람들을 데리고 다니는 투어는 저희 능력을 넘는 일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기관이 하면 잘할 수 있는 일이고, 구미가 당길 만한 일이잖아요. 그래서 만나는 주무관님마다 "제발 이거 하세요, 저희랑 안 해도 돼요" 하고 다녔어요. 나중에 기관에서 용역업체를 통해 처리장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하셨죠. 그 아이디어가 저희 거든 아니든 상관없어요. 궁극적인 목표는 저희가 하는 게 아니라 시민분들이 보는 거니까요.
- 9년째 임의단체로 이끌었는데 법인으로 전환하거나 규모를 키우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 저희가 다 갖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법인이 필요한 문제는 해양 환경 단체들이 모인 사단법인에서 많이 해결해 주세요. 저는 그런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저희가 못 하는 건 못 한다고 해요. 법인이 되는 순간 저는 ‘서류 지옥’에 살아야 하는데, 저는 현장에 계속 남고 싶거든요. 그래서 ‘비영리 단체 해라, 사단법인 해라’ 제안도 많이 받았는데 안 했어요. 고유번호증 있는 임의 단체에서도 이 정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누구나 저희처럼 시작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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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바다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 페트병(좌), 바닷속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작업(우) ⓒ디프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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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금과 후원으로 운영하는데, 돈 때문에 생기는 제약은 없나요?
= 저는 시민들한테 다가가려고 영상이나 사진에 신경을 많이 써서 전문 촬영 장비를 구매해요. 근데 지원사업을 받으면 재산으로 잡혀서 사면 안 된대요. 마대도 사는 건 되는데, 제작하는 건 안 되고요. 저희 활동은 되게 다각적으로 펼쳐지는 데 쓸 수 있는 게 너무 한정적이에요. 그러면 "아, 그냥 내 돈으로 하지 뭐"하게 돼요. 유연함을 자꾸 제약하니까요. 개인 기부를 안 받는 것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지원사업은 사업비가 있어서 거기에 맞춰 쓰면 되니까 예산이 투명해요. 반면 개인 기부를 받으면, 저희가 단체가 아니다 보니 형식상 개인이 개인한테 주는 돈처럼 보일 수 있죠. 처음에는 주고 싶다는 분들이 계셔서 받았는데 이제는 받지 않아요. 활동을 유연하게 자유롭게 하는 게 더 중요하죠.
- 내년이면 10년 차인데요. 기대와 걱정이 있나요?
= 사실 기대는 크게 없어요. 디프다제주를 운영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는데, 제 자신을 운영하는 데는 생계를 항상 고민하게 돼요. 활동가의 딜레마죠. 목표는 꾸준히 오래 가는 거였어요. 질리지 않고 계속 갈 동기를 유지하고, 번아웃이 오지 않게 균형을 찾는 데도 신경을 많이 썼고요. 지금도 그냥 뭉근하게 오래 가는 게 목표예요. 남들이 뭐 하든 "그래, 그래라, 나는 내 길이나 간다" 해요. 제 역량 이상은 할 수 없고, 욕심을 부릴 수도 없으니까요. 쓰레기 줍기가 딱 그래요.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돼요. 많이 안 줍는다고 뭐라고 하지 않고, 쉬고 싶으면 쉬세요, 하죠. 봉그깅은 딱 1시간만 하고, 더 하고 싶은 분들께는 내일 오면 된다고 해요. 매일 오는 게 중요하지, 오늘 많이 줍는 게 중요한 건 아니에요. 어차피 쓰레기는 내일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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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바다에는 쓰레기가 있다. ⓒ디프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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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나현 사회혁신팀 선임연구원, 이혜진 사회혁신팀 연구원 글: 이혜진 사회혁신팀 선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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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지역과 사회의 문제를 자신의 일로 풀어가는 사람들을 ‘소셜디자이너’로 호명하고, 이들을 발굴·연결해왔습니다. 2026년에는 KB금융그룹과 함께 청년이 지역에서 자기 일을 만들고 지속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이 인터뷰는 2026 소셜디자이너 사업과 사회적가치투자SIR대회로 이어지는 여정의 일부로 제작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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