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소셜디자이너 | 홍시생활 김은성 대표 ✒️ "좋아하는 감각을 따라 살다보니 일이 되더라고요"
홍시생활 김은성 대표 @청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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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지역 출장이 잦은 편입니다. 기차나 버스를 타고 낯선 곳에 도착하면 ‘시간의 속도가 다르게 흐르는’ 감각을 종종 마주하게 됩니다. 도시는 너무 빠르고, 시골은 너무 느리게 느껴지곤 하거든요. 빠르다고 좋은 것도 느리다고 나쁜 것도 아니지만, 그 사이를 오가다보면 문득 불안해질 때도 있습니다. “나는 어떤 속도에 맞춰 살고 있는걸까?”
그 마음을 인지한 순간부터 새로운 지역에 발을 딛을 때면 그곳의 시간을 가만히 느껴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경북 청도에 도착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고요하게 펼쳐진 풍경과 낯선 시간의 흐름 속에서 김은성 홍시생활 대표를 만났습니다. 몇 마디를 나눴을 뿐인데 마음이 금세 편안해졌습니다. 대화 속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여유와 단단함 덕분입니다. 삶의 배경과 호흡을 맞추는 일이 이렇게 중요한 거였구나, 새삼 마음 깊은 울림을 줍니다.
김은성 대표가 청도에서 운영하는 제로웨이스트샵 ‘홍시생활’은 자신의 생활 속 불편한 감각에서 출발한 일입니다. 아이의 피부가 걱정돼 천기저귀를 쓰고, 몸에 닿는 화학물질이 불편해 직접 제품을 만들다보니 결국 필요한 것들을 한데 모은 가게를 열게 되었거든요.
청도 귀촌 8년차, 무엇을 ‘바꾸자’는 선언이 아니라, 지금 이 속도와 방식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길을 따라 지역과 연결되어, 느린 플로깅을 하고 공정무역 공방을 열고 아이들을 위한 마을학교에서 환경 교육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저 내 삶을 편하게 만드는 일을 해왔을 뿐”이라 답하는 김은성 대표의 실천에서 느리지만, 깊고 단단한 힘이 느껴집니다. 나로부터 시작한 감각이 지역의 감수성을 바꾸기까지, 그 차분한 호흡을 지금도 끈기 있게 이어가고 있는 김은성 홍시생활 대표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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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청도 귀촌 8년차라고요! 어떻게 이곳에 정착하게 된 건가요?
= 거창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거든요. 남편 일 때문에 우연히 이 지역을 알게 되었고, ‘청도’라는 이름이 예쁘게 느껴져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어요. 정확한 위치도 잘 몰랐고, 구체적인 계획도 없었죠. 그런데 오히려 그래서 더 쉽게 결정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계획으로 내려왔는데도 크게 불안하진 않았어요. 오히려 정보를 많이 알고 신중하게 고민할수록 더 망설이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희는 그냥 살아보면서 판단하자는 마음이었어요. 일단 부딪혀보자, 직접 경험해보자.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저희한테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귀촌하고 나니까 주변에서 귀촌에 대해 많이 물어봐요. 집값은 어떤지, 일자리는 있는지, 생활은 괜찮은지. 잘 알려주고 싶어서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긴 하는데, 결국은 정보보다 마음이 움직이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아무리 많은 정보를 줘도, 결국 삶을 움직이게 하는 건 자기 안에서 어떤 울림이 생기는 순간이더라고요.
결혼 전부터 남편이 ‘시골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말해주었고, 저도 자연스럽게 “좋다”고 했어요. 나중에 아이를 낳게 된다면 시골에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어디선가 본 멋진 로망 때문이 아니라, 제가 파주의 시골 동네에서 자란 경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 이 동네에서 어떻게 제로웨이스트샵을 열 생각을 하셨어요? 전부터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 처음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가게를 연 건 아니였어요. 예전부터 자연스러운 삶을 추구했던 거 같아요. 방부제나 화학 성분처럼 몸에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불편하거든요. 그래서 로션, 샴푸, 세제 같은 것도 직접 만들어 썼어요. 나중엔 ‘치약에 미세 플라스틱 알갱이가 있다’는 뉴스를 보고, 치약까지 만들어 사용했고요.
결혼하고 나서 이런 감각이 더 확장됐어요. 수세미 하나도 진짜 열매를 쓰거나 삼베실로 뜨개질해서 만들고. 아이가 어릴 때는 천기저귀를 사용했었는데,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자’는 생각보다도 기저귀 안 화학물질에 대한 걱정이 더 앞섰거든요. 차라리 소창 면으로 된 천연 기저귀가 낫겠다 싶었어요. 그냥 저와 제 아이의 몸이 편한 쪽을 선택하다 보니 친환경에 가까워진거에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제가 자연스럽게 ‘쓰레기 없는 삶’을 실천하고 있더라고요. 한 4~5년 전쯤, ‘제로웨이스트’라는 단어가 확 뜨기 시작했을 때, “어? 내가 하고 있는 게 이거였네?” 내 행동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됐어요. 화장품이나 세제 용기를 계속 다시 쓰는 것도 그렇고, 수세미를 바꾼 것도, 다 같은 맥락이었더라고요.
처음에는 다 직접 만들어 썼지만, 점점 괜찮은 제품들이 시중에 나오기 시작하니까 저도 사서 쓰게 됐어요. 그런데 구매처도 제각각이고 배송비도 부담되다 보니, ‘이걸 한데 모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무렵 경북 지역에서 인구소멸지역 여성 청년을 위한 소셜벤처 지원사업이 있었고, 덕분에 “망해도 손해는 아니겠지” 싶은 마음으로 일단 시작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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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환경, 기후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제로웨이스트샵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대표님의 사례가 굉장히 흥미롭네요. 개인의 삶에서 시작된 실천이 이렇게까지 확장될 수 있구나, 신기하기도 하고요. 동네 주민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 수익성은 애초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어요. 도시에서도 운영이 어렵다는 제로웨이스트샵을 청도에서 연다고 했을 때, 솔직히 1년도 못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저 스스로도 들었거든요. 그래도 제 필요에 의해 계속 하고 싶었고, 그럼 월세만 나와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했어요. 오히려 귀촌할 때처럼 ‘망해도 괜찮다’는 가벼운 마음이 지금까지 이 일을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이 된 것 같아요.
솔직히 지금도 손님이 많은 편은 아니에요(하하). 아무래도 요즘은 유기농이든 좋은 제품이든 온라인에서 사는 게 더 편리하니까요. 그래도 관심 있는 주민분들이 단골이 되어주시고, 여행 오신 분들이 “청도에도 이런 가게가 있네” 하면서 들러주세요. “이런 제품도 있구나” 하고 구경하시고, 말 그대로 한번쯤 접해보는 경험 그 자체가 되는 거죠.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이런 흐름을 처음 접하는 경우도 많아요. 기후위기가 어떻고, 쓰레기문제는 저렇고 하는 이야기가 이분들께는 어색하고 어렵기도 하거든요. 가게에 와서도 “이게 뭐예요?” 하고 자주 묻곤 하세요. 그때마다 친절하게 설명해드리죠. “대나무로도 칫솔을 만들 수 있어요”, “요즈음은 치약도 고체로 나와요” 이렇게요. 제 생각엔, 이 공간은 물건을 파는 곳이라기보다는 지금 세상의 흐름을 소개하는 공간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실천까지 이어지면 좋지만, 그보다는 가볍게 시작점을 만들어드리는 것에 더 가깝고요.
무엇보다 다른 제로웨이스트샵과 좀 다르게 접근했던 건 ‘공정무역 수공예품’이에요. 손으로 만든 공정무역 제품은 다들 좀 더 신선하게 느끼시더라고요. 그게 단순히 예쁘고 새로운 걸 넘어서, 착취 없이 정당한 임금이 지급되고, 지구에 해가 없는 소재를 쓴다는 점, 그리고 작고 정직하게 제 몫을 하며 살아가는 삶이라는 점에서 저에게도 구매자분들에게도 감동을 주는 것 같아요. 저는 그게 시골의 삶과도 닮아있다고 느껴요. 크진 않아도 내 몫을 지키며, 손으로 정직하게 살아가는 방식이요. 그런 의미에서 이 홍시생활은 제로웨이스트와 공정무역, 그리고 지금의 제 삶이 만나는 접점이라고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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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을 못 버티는 자영업자가 절반인 시대인데, 홍시생활은 3년을 잘 버티고 있네요. 처음부터 큰 기대가 없었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오셨을 것 같아요.
= 가게에서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파는 것 외에, 내가 지역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계속 고민했어요. 단순히 소비를 촉진시키는 일 말고, 지역과 연결되는 방식으로요. 청도가 반시, 홍시로 유명하거든요. 그래서 가게 이름도 ‘홍시생활’로 지었고, 이름처럼 지역에 기대어, 뿌리를 내리고, 천천히 마음을 맞춰 살아가보자는 마음이 있었죠.
저는 지구를 바꾸겠다는 비범한 생각을 가진 사람은 아니에요. 그래서 우리 동네, 청도 안에서라도 제로웨이스트를 잘 실천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고요. 2022년에 가게를 열면서 저희 가족이 자주 걷던 청도천에서 주민 분들과 함께 ‘플로깅을 시작했어요. 매달 한 번씩 산책하듯 쓰레기를 줍는 모임이에요. 처음엔 ‘이걸 누가 올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지역 주민뿐 아니라 대구에서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셨고요. 지금까지 22회 정도 진행했어요. 여름이나 겨울엔 쉬지만, 평소엔 15명 안팎이 함께하고 기업이나 단체, 동아리랑 연계해서 50~100명 규모로 열기도 하고요. 그럴 때면 지역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그게 참 감사해요.
시골은 공기도 좋고 풍경도 멋져요. 솔직히 쓰레기 양만 보면 초라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보다 중요한 게 있다고 생각해요. 작은 행동을 통해 자연을 온몸으로 마주하고, 내 일상 속에서 ‘실천’이라는 감각을 한 번 경험해보는 거요. 강가를 걸으며 “이 자연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라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의무감이나 책임감이 아니라 일상적인 감각의 전환으로 느끼도록요.
- 큰 기대없이 소소하게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엄청난 열정이 느껴지는데요! 플로깅 외에도 다른 활동도 하고 계시다고요?
= 홍시생활과 플로깅으로 만난 분들 중에 지속가능한 농업이나 식문화, 퍼머컬처 같은 쪽에 관심 있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청도는 물론이고, 경북 지역에는 그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더라고요. 그래서 500만 원 정도의 지원 사업을 받아서 국제공인 PDC(퍼머컬처 디자인 인증) 과정을 이 동네에서 열었어요. 총 22명이 참여해서 14명이 수료했는데, 단순히 ‘교육’이라기보단, 지속가능한 삶의 감각을 서로 깨우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활동이 ‘마을학교’예요. 제 아이도 청도의 작은 시골학교에 다니는데, 시골에 사는 아이들이 나이가 들수록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걸 자주 봐요. 어릴 땐 잘 모르지만, 고등학생이나 청년 나이쯤 되면 이곳이 갑갑하게 느껴지고, 이 동네를 ‘탈출해야 하는 곳’으로 여기는 친구들도 있더라고요. 주말마다 서울 성수동 같은 ‘핫플’에 일부러 찾아가기도 하고요.
저는 시골에서 보낸 유년 시절이 참 좋았거든요. 그래서 청도의 아이들에게도 그런 기억을 갖게 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마을학교를 시작했죠. 처음엔 2주에 한 번이었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꼴로 꾸준히 운영하고 있어요. 단순한 돌봄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활동들, 가령 자연놀이, 수공예 수업, 최근에는 아이들이 직접 쓴 가사로 음원도 발매를 했어요. 지금은 청도 화양초등학교 아이들 12명 정도와 함께하고 있고, 대부분 귀촌 가정 자녀들이에요.
재미있는 건, 청도는 귀촌한 엄마들이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세요. 강의 정보나 지원사업을 먼저 찾아서 공유하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연결해주시죠. 오히려 이 지역을 새롭게 마주한 사람들이 더 적극적이고 민감하게 움직이는 것 같아요. 그게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힘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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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게 아니라, 다르게 존재하는 지역의 일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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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웨이트샵으로 시작한 동네 생활인데, 일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네요. 지치거나 부담스럽진 않으세요?
= 솔직히 일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져서 힘들어요(하하). 처음 청도로 올때, 저희 가족은 “돈보다 시간의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자”,” 덜 벌더라도 덜 쓰면서 시간적으로 여유 있게 살자”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살아보니 청도 생활도 도시만큼 바쁘더라고요. 제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성취감은 분명 있지만, 처음 기대했던 여유는 생각보다 없는 게 사실이에요.
특히 청년이라면 지역에서 할 일이 정말 많아요. 도시에 있는 분들은 ‘내가 지역에 가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걱정하시는데, 실제로는 지원 사업도 많고, 오히려 자기다운 삶을 펼칠 기회가 많다고 느껴요. 물론 도시처럼 안정적인 임금이 보장된 일자리는 적지만, 규격화되지 않은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어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지역의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라, ‘다르게 존재한다’고 표현하고 싶어요.
저도 큰 그림을 그리고 계획과 준비 속에 시작한 게 아니잖아요.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반응하고, 하고 싶은 것을 충실히 따라가다보면 그게 자연스럽게 일로 이어지기도 하더라고요. 우여곡절의 과정 속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보이고, 또 그게 지역에서 필요한 일이기도 하니까, 멈출 수가 없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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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천 수질정화 활동 EM 흙공 던지기(좌)와 마늘쫑 수확체험(우) 등 마을학교 활동사진ⓒ홍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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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숨은 자원을 엮어 만드는 ‘청도형 기후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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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동네에 살아도 이주해온 사람에게만 보이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동네에서는 당연한 부분이지만, 대표님께는 새로운 시선으로 다르게 해석되는 장면도 있을 것 같고요.
= 맞아요. 도시에선 흔한 것들이 여기선 오히려 필요로 느껴지기도 하고, 반대로 이 동네에선 당연하게 여겨지는 게 저에겐 낯설게 보이기도 하고요. 청도에서 발 붙이고 살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이건 되게 특이한데, 재밌는데. 왜 그냥 두고만 있지?’ 싶은 것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런 게 저한텐 지역에 숨은 자원, 살리고 싶은 자원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최근에 남편이 전기 오토바이를 타고 청도 구석구석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했는데요. 그걸 보면서 문득 ‘이걸 여행으로 연결해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곧바로 오토바이를 보험이 되는 전기 자전거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코스를 짜봤어요. 그렇게 ‘탄소 제로 여행’을 생각하고 있어요. 기차 타고 청도에 도착하면, 전기 자전거를 타고 로컬식당에서 비건 메뉴로 점심을 먹고, 제로웨이스트 클래스에 참여하고요. 근처 퍼머컬처 농장의 공방에 가서 감잎 요리를 만들기도 하고, 한옥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도 하고요. 쓸모를 잃어버린 마을회관을 재생 건축한 목공방에서 우드카빙을 함께하는 코스인거죠. 다음 날 아침에는 플로깅으로 마무리하는 그런 '기후 여행'을 기획하고 있어요.
청도엔 참 멋진 분들이 많아요. 공정무역을 실천하는 분, 공방을 운영하시는 분, 시골에서 게스트하우스를 꾸리는 분들까지. 다들 규모는 작지만, 지향하는 가치가 분명하고 진정성있게 운영하시는 분들이에요. 저도 그분들과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고요. 이 자원들을 잘 엮으면, 진짜 청도에서만 가능한 제로웨이스트 콘텐츠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언젠가는 꼭 한번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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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웨이스트, 탄소제로 투어, 관계인구나 지역소멸 같은 개념들을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계신 것 같아요. 다양한 활동을 하시지만 무리하거나 억지스럽지 않고, 오히려 편안하게 연결되는 느낌이에요.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맞아요. 제로웨이스트 샵도, 마을학교도, 교육도 전부 ‘이건 꼭 해야 돼!’라기보다, 그냥 내가 원해서 시작한 일들이에요. 지금도 여전히 “지역을 살려야한다”, “지구를 구해야한다”는 생각까지 닿진 않고요. 다만 내 아이들이 자라나는 이 마을이, 내가 숨 쉬는 이 자연과 동네가 소중하니까 오래토록 유지되면 좋겠어서 움직이고 있는 거죠.
요즈음 세상은 너무 많은 걸 ‘해야하는 것’으로 말하는 것 같아요. 실천에 대한 부담이 생긴달까요. 제로웨이스트를 하려면 비건도 해야 할 것 같고, 공정무역도 챙겨야 되고, 포장재도 완벽해야 할 것 같고… 근데 그렇게 하면 아무것도 못 해요. 한 가지라도 실천하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가끔 포장 비닐을 쓸 수도 있고, 피곤하면 커피를 일회용 종이컵에 테이크아웃할 수도 있죠. 중요한 건 강박적인 실천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내가 느끼는 불편함, 내가 추구하는 감각에서 시작하면 돼요. 그렇게 시작한 실천이 오히려 스스로를 지치게 하지 않고, 오래갈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제 삶이 그랬으니까요. 나부터 잘 살아보자고 시작한 작은 움직임이, 누군가에게는 “아, 나도 저렇게 살아볼 수 있겠구나” 하는 가능성으로 전달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의미있는 삶 아닐까요?
인터뷰 글·정리 ㅣ 희망제작소 사회혁신팀 안영삼, 최나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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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디자이너 인터뷰 시리즈』는 자신이 발 딛고 선 지역에서, ‘먹고사는 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공익 활동이나 창업이라는 익숙한 틀을 넘어,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결해온 새로운 시민들. 희망제작소는 이들을 ‘소셜디자이너’로 호명합니다. 우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묻고 싶습니다. 작은 실천이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바꾸고, 그 변화가 다시 지역을 움직이는 힘이 되는지. 인터뷰 시리즈가 또 다른 누군가의 상상과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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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중] 2025 소셜디자이너
SIR대회는 소셜해서 외롭던 순간을 함께 바꿉니다. 나의 일로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디자이너에게만 열리며, 시민 250명의 모의투자가 총 3,000만원 상금으로 이어집니다. |
[희망브리프] 소셜디자이너 리포트
희망제작소가 그간 만났던 소셜디자이너 32명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지역에서 살고, 일하고 연결하는 청년들의 지역살이, 비즈니스, 커뮤니티의 가능성을 살펴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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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소식 어땠나요?
1명의 후원이 변화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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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92 | 02-321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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